2013.08.03 welcome- Annapurna-

41+3
머리는 이미 보이고 있는 상황
끝날 것만 같은 진통이였는지
왔다 갔다 하시는 조산사님들 마다 몇시간 이면 보겠네-
또 몇시간이면 보겠-
그러다
몇시간후에 보자-
로 계속 말이 바뀌어 간다.

그렇게
새벽
아침
점심
으로 넘어간다.
다들 신기해한다.
나도 신기하다.

어두운 불빛아래 정신이 몽롱해져간다고 해야하나
몸은 뜨거워지고
호흡은 흐트러지고
나의 밑은 탈장할 것처럼 매우 무섭고
모든 상황이 매우 애매한 상황이였으나
모두들 무뎌져서 그런가?
아무것도 아닌 듯하다.
나도 그렇고.
그럴때 정원장님이.
나 암도 고친사람이야.
그러니까 다 고칠 수 있다는 거야.
이거 좀 부었다고 걱정하지마. 내가 다 후쳐치해줄께. 편하게 해.
라는 말을 했다.
속으로 난 응 알았어! 그럼 나 몰라 그냥 힘준다-

처음보는 조산사.좀 와일드하다.
안나푸르나의 뜻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눈다. 적당히
출산 의자를 권유한다.
회음부 부위가 전체적으로 많이 부어있어서
둘라 선생님은 누워서 나을 수있는 자세를 권유해보았지만
여기도 조산사님의 권유에 토를 달수는 없는 듯하다.
뾰루퉁해진 듯했지만, 패스.

아래에 거울을 대고
얼마만큼 아이가 보이는 지 볼수 있다.
안나푸르나의 머리와 이마 부분이 보이는 듯했다.
보통 산모들은 이거 보면서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고 했는데,
난 이미 힘은 불끈불끈 솟아있어서 그것보다
어느 순간 푸르나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진통이 올때마다 세건 안세건 그냥 힘을 주었다.

후기들을 보면 마지막에 정원장님이 나타나 하하하의 호흡을 외치면 끝난다라는 글을 쓴걸 봤다.
그런데 난 정원장님이 와도 그렇게 아가가 빨리 나오나?
들어오실때까지도 그런 생각뿐이였다.
그런거 신경쓸때가 아니란 말씀.

와일드한 조산사가 2시경에 이야기 했다.
3시에 낳자!
나올 듯 말 듯-
3시되기 몇십분 전
힘을 주는 나에게 최고야-! 라고 말하는 순간을 몇 번 넘기고
거의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5분전에 정원장님께 205호로 와주세요 라는 전화를 넣었다.
그러고나서 바로 정원장님이 들어오셨다.
몇번의 힘주기를 했지만 패스-
그 와중에서도 왜 안나푸르나인지 정원장님이랑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자- 마지막 진통
정원장님이 하하하 를 외친다.
하!하!하!
부르륵
pm 3:1
안나푸르나가 나왔다.
정말 3시에 나왔다.
원장님과 윤호오빠가 받았다.
난 눕혀졌고,
미끄덩한 안나푸르나가 내 배위에 옮겨져 울기 시작한다.
미끌거리면서 따듯하다.
주변은 후쳐치로 정신이 없다.
보통 아이가 가슴을 찾아 빤다고 되어있는데
안나푸르나 내 배를 산삶아 타고 올라와 고개가 어깨쪽으로 자꾸 향한다.
다른 분이 가슴쪽으로 내려주신다. ㅎㅎ
태반이 나오고
탯줄은 아직 박동수가 있다.
그걸 손가락으로 느끼게 해준다.
태맥이 멈춰서 윤호오빠가 자른다.
미대생 답게 정갈하게 자를 것이라 예상했지만 조금 어려웠다 보다. ㅎㅎ
그렇게 우리는 만났다.

눈물이 찔끔났다.
뱃속에서 너무 고생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뿐이였다.
머리가 크고 어쩌고 했었는데
낳고 나서 보니까 그냥 작게만 느껴진다.
근데 아이 나오고 나서 굉장히 멍했던 것 같다.
정말 멍해 있었다.
윤호오빠와 안나푸르나는 본딩을 하고 있다.
윤호오빠도 멍한 것 같은데. ㅎ

6시쯤되니 저녁밥과 함께 정신이 차려진다.
둘라선생님도 가시고,
주변은 말끔히 정리가 되었다.
그렇게 3이 있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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