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3.일요일

중국인이라는 선입견보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나라의 사람이였더라면. 형님이지만 (먼사이일 수도있는) 내가 기댈 수있는 나보다 나이있는 사람이였더라면. 내가 애교가 없고 까탈스런? 며느리이니 좀 싹싹하고 어머니와 말이 통했으면. 등등 몇 몇가지의 아쉬움이 있었던 형님이였는데.

처음부터 정원이에게 너무나 잘해주는 걸보며 아기를 많이 좋아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진심으로 고마워지기 시작했다.

5월 출산예정으로 내일 모레이면 중국으로 가서 아기낳고 약 백일까지는 중국에 있는다. 어디서 또 정원이 줄려고 비눗방울을 사왔다. 이전에 젤리 한봉지도 주었고. 정원이 춥다고 외투와 양말을 신기게 한다음 베란다로 비눗방울을 하러 나간다. 그모습이 예뻐서 사진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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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어른도 정원이를 참 이뻐라해주신다. 정원이가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하면 매우 기뻐해주신다. 할머니라고 이야기 했을때 박수까지 치셨다는,,^^ 이래저래 아쉬움과 감사한 마음이 들어 메시지를 보냈더니 이런 답변이 왔다.  
별말씀을, 우리 한 가족 이잖아요. 두아이 역시 내아이나 마찬가지에요. 나중에 송이하고 제일 친한 친척이 될텐데요 뭘.

이 메시지를 받고 한참이나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여러번 읽었다. 내가 그어놓았던 선이 무너졌다. 맞다. 내 가족이였지.  그간 난 왜이리 닫고 아니라며 부정해왔는지,, 이 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몇몇 가지. 나이들어서 사람과의 관계가 더 그렇게 되는 듯하지만. 오늘을 계기로 반성도 하면서 기분도 좋아히진 날이다.

2015.12.21.월요일 밤

어린이집에 보낼 정원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몰래 포장했다. 아이들 선물보고 본인선물이랑 비교하면 어쩌나했는데 다행하게도 선물은 집에서 풀어보게 한단다. 휴~ 어제 새벽에 잠에 깨어 내 얼굴을 잡아뜯던 그루도. 코감기에 제대로 걸려 컹컹 거리는 정원이도. 오늘 우울했던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집에 와서 저녁먹이고 재우고 잠자는 지금까지 매우 나이스하다. 

요즘 말이 부쩍 는 정원이. 놀랄만한 말과 행동들이 웃음짖게 한다. 비록 무언가을 제재할때는 엄마의 호통보다 도깨비가 잘 먹히지만. 그루 재울때 혼자 놀아야하기때문에 나 편하자고 유투브에서 미니언즈를 틀어준다. 그럼 연결연결해서 다양한 피규어 장난감들을 보여주는 영상을 찾아 초집중해서 본다. 오늘은 좀 일찍 보게되서 그루재울때 어떡하지 했는데. 동물 자석놀이를 꺼내오더니 머리를 쭉 붙이고 그 다음 다리를 쭉 붙인다. 귀여운 녀석. 그루도 아기띄하고 금방 자줬다. 오늘은 특별히 더 고맙고 기특해서. 기록을.  

어둡다. 왜지?

 
정원이의 손놀림은 섬세하다. 윤호 퇴근해서 오늘 정원이가 했던 말이랑 행동을 보여줬더니 웃으면서 한다는 말이.” 왜 천재같어?” 하길래. “아니 딱 에이형이야.”라고 대답했다. 후훗  

2015.12.21.월요일

얼마전 생일이였다.
소윤이가 내 생일 선물로 산후마사지까지 알아봤단다.
2월에 함께갈 여행때문에 지금 편의점에서 주말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12월에 일한 돈이 1월에 나와서 그때 생일 선물을 해준다고.
됐다고 말했지만 나를 위해서 그렇게 생각해주고 알아봤다는게 참 고마웠다.

좀 전에 전화가 왔다.
재수학원에 다니고 싶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답답해서 전화한 모양이다.
아르바이트 한 돈 얼마 안되더래도 아빠한테 돈 드리면서 학원 보내달라고 말씀드리라 했더니
월급타면 언니한테 잘해주고 싶었는데 라며 울먹울먹거린다.
너가 가고싶은 대학 붙어서 합격통지서를 선물로 받겠다.
작은 선물 받지 않겠다. 말하고 끊었는데
마음이 무겁다.

오픈된 공간에 상세한 기록들은 마음으로 꾹꾹 눌러담고
내가 더 잘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위한 메모만 남겨놓는다.
나의 마음의 무게가 크지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고맙다 소윤아.
언니는 요즘 너 자랑하고 다닌다. 언니 친구들이 다 너 이쁘다고 칭찬해.
어깨가 으쓱으쓱하다.
이래서 자식자랑하고 다니나보다 부모들이.
우리 잘해보자. 머리를 맞대고 잘 헤쳐나가보자.
사랑해 이쁜 내동생
호랑이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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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너는, 젊었던 언니의 아름다운 피사체. 여섯 일곱살 정소윤이. lomo

2015.12.19.토요일_필름

누가 둘째는 거져키운다 했던가. 그루는 안아줘야 잠도자고 안고있어야 좋아하하며 그루의 눈은 언제나 엄마에게 향해있어. 날 안아줘 날안아! 하는 눈빛을 발사한다. 그래서 우리 첫째 정원이가 많이 엄마를 양보해야한다. 요즘은 “최구구씨 사랑해 / 뽀뽀해야지~ 쪽 (그리고 입에 맞추고 싶어함) / 울지마 뚝 / 울지마 엄마가 올꺼야 / 아 구구 팀(침)! 등 예쁘게 착한오빠 역활을 하기도 한다. 물론 애증의 표현은 끊임없이하지만,,   

    
   

대부분의 옷은 친구 아들의 옷으로 입혔는데. 점점 작아져 좀 사줘야겠다 싶어 동네 예쁜 옷집에서 외투를 샀다. 사이즈 주문하고 (큰사이즈) 주말에 픽업갔는데. 아직 안나왔다고. –; 아이키커 음료 3가지맛 사서 동네 커피숍으로 아빠랑 고고. 

  
    
    
 

아 그루는 할머니가 보고계셨음. 기회가 되면 그루는 시어머니께 맡기고 엄마와아빠의 단독찬스를 주고싶은 마음에. 정원이 만큼 크니 데리고 다니기 수월타!

2015.12.12.토요일

예전에 친구가 보여주었건 것들을 내가 지금 하고있고 그리고 지금 보여주는 것들 또한 앞으로도 내가 할 일들이다. 이 친구와 대화를 할 때면 더 솔직해지면서 또 내자신을 한번 더 다듬게 된다. 그래서 헤어지고 나면 머리가 가볍고 마음은 한껏 들뜰때가 많다.  더 퍼주지못해 아쉬워 하는 이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부담스럽지 않는걸보니 내가 얼마나 이 친구를 좋아하는지 알겠다. 

친구가 정원이 (생일)선물이라며 주었다. 선물을 받는 순간이 쑥쓰러워서 일단 차뒤에 두고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에 서로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그랬는데 그랬다. 그래가지고 그게 관심있어서 살려고 했는데 먼저 책을 봐서 오늘 중고나라에사 책먼저 샀어. 그래서 그건 ~” “그거야 흥흥흥흥” “뭐?” “그거야” ,,, 이 친구에게 한번도 말하지 않았던 걸 샀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직접한 포장이 귀엽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주인의 손에 끌려간다.   

  깜직했던 테이프 리본은 뚜껑처럼 열림을 당하고 마는데,,참 잘가지고 논다. 사부작거리는 걸 좋아하는 최정원에게 딱이다.   

 
고마워. 친구야. 우리가 나눈 고민거리들. 예전에 너가 했던 말이 너에게 나에게도 다시 지침이 되었어. 오늘의 대화들은 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둘께. 참 기분 좋은 날이다. 

지금

삐그덕 거리는 나의 허리를 보면 이러다 자연출산을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
앉았다 일어나는 모습이 할머니 같다. -.- 아 싫다 정말.
나의 새끼손가락은 몇주째 통증이 있는데 어디서 어떻게 다쳤는지도 모르겠고 알면 무서워서 참을만은 하니 모른채하고 있다.
몸은 확실히 예전과 다르다.
막달에 들어서는데 아무래도 몸무게는 정원이 나을때와 비슷할 것 같다.
제발 넘지는 말자’
정원이때는 뭘 몰라서 그런지 내몸의 변화도 잘 못느꼈는데
둘째라 그런지, 엉덩이가 아니라 방댕이 같고,
배부른 내모습이 가끔 낯설면서도 계속 뱃속에 아이만 있는 것같은 기분이 들때도 있다.
아기를 가지고도 예쁜 몸매의 엄마들이 많지만 난 아니였어. 휴
둘째 건강히 낳고 몸매 관리해야지.
나도 나의 자신을 좀 아껴주면서 살아야지. 너무 모른채하고 있던 것 같다.

요즘 정원이를 보면서
앞으로의 육아에 긴장과 걱정이 앞서지만
건강만 해준다면,
순간 헐크로 변해도 나이스 엄마로 빨리 돌아오리.
윤호오빠 한약도 먹여야지.

왠지 내게 7월은 허락되지 않을 것같은 기분이다.
둘째의 태동으로 보아 빨리 나올 것같은,
6월 둘째 준비와 집단장 단도리로 한달을 보내야겠다.
할일이 많다.
나의 허리여 잘 버텨주라. 조금 괜찮아져도 고맙겠다.
정원아 윤호야 나 좀 도와줘.
정소윤아 대학가서 둘째 같이 좀 보자.

아 주저리주저리 할말이 많은데
쓰다보면 우울한 이야기 일 것같아서 그만하자.

지금

밀린 숙제를 하듯
정원이의 성장 사진 기록이자 나의 일상을 정리했다.
요즘 뜨개질을 하면서 컴퓨터를 잠시 멀리 했었는데,
이러다간 정원이 13개월이 아니라 13살이 될꺼같았다(많이 오버해서)

390일 12개월째 정원이는밤에
혼자 섰다!
최근 몇번을 시도
어딘가를 붙잡고 일어나더니 스스로 지탱해서 서있기를 몇차례나 했다.
기특한 것!!
혼자본게 아쉬웠는데 바닥 딛고 일어설때는 아빠랑 같이 있을 때 보여줘-

최윤호씨의 어린시절 ㅎㅎ
돌지나고 한참 후 라는데
사진찍을때 너무 울어서 필름통을 쥐어줬단다.
그래서 이번에 정원이 독사진 찍을때도 아빠따라서 필름통을 소품으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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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도 액자사서 넣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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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정소윤이가 들고온 내 어렸을 적 사진
생각난다 저 텐트
놀러간 날은 어김없이 비가왔고
텐트는 역시나 물이 세고
내 몸의 반쪽은 젖을 수 밖에 없었는데 자다가 오줌쌌다고 혼났던,
다 너 때문이야!IMG_9853

예전에 엄마가 말해주기를 이날은 오빠 유치원 입학식이였는데
내가 때쓰고 쫄라서 오빠꺼 뺏어서 사진 찍었다고 했다.
으이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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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IMG_9854

오늘 뜨개방에서 어떤 어르신이
나보고 어리게봤다고. 정원이도 어려서 30 밑인 줄알았다고.
(최근에 버스랑 지하철에서 임산부로 오해받은 굴욕을 조금이나마 씻겨주는 발언)
하시면서 내가 마음에 드셨는지 칭찬도 해주시고 하다가
외할머니는 아기 안봐주시냐고 하셨다.

우리 엄마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정원이를 얼마나 이뻐해줬을까.
내가 정원이 낳고 산후조리할때 엄마가 와있어줬을까.

첫째이기때문에 먹는것에 신경쓰는 흔한 유별난(편) 엄마인데
정원이게게 뭐라도 먹일려고 하면 내가 또 까칠하게 먹이지 말라고 , 화내면 엄마는 받아줬을까 같이 싸웠을까.
이런 나의 생각을 이해해줬을까.

확실한건 우리 엄마면 내가 ok- 언제나 ok 그리고 또 속 시원하게 하지마! 먹이지마! 싫어! 라고 말했을 것같다.
그리고 치사하다 말 하면서도 내 생각을 따라서 말들어줄 것같은 엄마다.
기대고 싶다. 잘해드리고 싶다. 너무나 그립다.

지금

이 집의 장점은 아침이 좋다
그런데 오늘은 참말로 좋다.

수혜가 집에 온다고 해서
집정리하고
며칠전 사온 FAMILY GYPSY 책을 모두 다 봤다.
역시나 이 사람의 여행기는 좋다.
어렸을 적, 답답하게 느껴졌던 내 삶에 바이블처럼 다가온 책이였는데.

(좋은 날씨 부드러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색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있자니 윤호오빠도 이 시간을 함께하면 좋았겠다. 싶었다.)
읽는 내내 함께 감동도 하고 즐거워하고 궁금해하며 그리고 앞으로의 나에 대해도 잠시 생각해 본 짧지만 강한 시간이였다.
마음속에 여러메시지들이 남아있지만
가장 와닿았던 말은
앞으로를 기대해보는 것.
그것이 큰 일이던 작은 일이던 일어날 무엇을 기대해보는 것이다.
지금 난 30분 후에 올 수혜의 손에 어떤 디저트가 들려있을 것이냐(본인이 사온다고 했음)와
정원이가 자다깬 모습으로 기어나올 그 모습을 기대한다.
행복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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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켤까말까하다가 지금의 기분을 담아두고 싶어서 컴퓨터방에 들어왔다.
이방의 창문에 보이는 바깥풍경은 액자같다. 하늘과 구름 그리고 높이 솟은 건물들.
집에 있을때 힐긋힐긋보이는 이 풍경을 좋아한다.

어찌저찌하여 퇴직처리가 자연스럽게 되었다.
그날은 기분이 묘했는데,
앞으로 나를 위해 보낼 시간을 생각하니 의욕이 넘친다. 아직 한건 없지만.
우선 먼저 해야할 것은 윤호오빠 아침이다.
뜨개질을 시작한 후로 자꾸 늦게 자서 아침에 비몽사몽에 윤호오빠를 그냥 보내곤 하는데.
음 그러지 말자. 이제는 알람을 맞춰야겠다.

얼마전 페이스북에 몇몇사진을 수정하느라 예전의 사진첩을 쭉-보니.
아——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아—— ㅜ_ㅜ
그래 이것도 슬픔보다는 예전 옷도 척척 잘맞는 그 날을 ‘기대’하자 무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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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놀러오는 친구들이 집이 좋다는 말을 해줘서 좋다.
고맙다. 앞에가 트여있어서 그걸 제일 좋아하는 것같다.
어제 다운이가 집에 놀러왔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민이 많나보다.
나역시 정소윤이를 보면서 미안해하고 앞으로의 정원이와 어떤 환경을 보여줄지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다운이가 돌아가면서 문자를 보냈다.
우리 집에 오니 힐링이 되었다고.
우아 최고의 찬사다.
자주오라고 유찬이랑. 와서 집앞에서 베드민턴도 치자고,
그리고 잠들면서 생각한 것! 캐치볼-
그거 얼릉 사놔야겠다!!
우리모두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를 외치지 않도록-
열심히 놀아주자!
함께하자!